강원도내 여중.고등학교,성차별적 교훈 개정 논의
도내 여중·고에서 진행하는 성차별적 교훈 개정 논의가 결실을 맺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여자고등학교(교장 홍옥경)는 9일 오후 1시 30분, 체육관에서 현재의 교훈인 ‘성실, 순결, 봉사’를
‘꿈을 향한 열정, 실천하는 지성’으로 개정하고, 새 교훈 선포식을 갖는다.
춘천여고는 지난해 3월, 학생들 건의로 교훈 개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교훈 개정 공약을 제시한
학생회 임원진이 선출되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춘천여고는 학생들의 논의가 민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학생, 교직원, 학부모, 동문이 함께 참여
하는 교훈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새로운 교훈 공모와 투표, 최종 심의 결정에 이르렀다.
춘천여고 이명희 교사는 “이미 2000년도에 남녀차별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교훈 개정에 대한 권고가 있
었지만, 실제로 개정한 학교는 많지 않다”며 “학생들의 요구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논의되면서 개정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동해 북평여자고등학교는 학생, 학부모, 동문, 교직원 대표로 구성된 ‘교훈 개정 TF’를 발족하고,
학생주도의 공론화 위원회를 운영, 토론과 찬반 투표 등을 진행하며 교훈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북평여고 조일남 교사는 “지난해 고 3학생들의 문제제기를 계기로 시대적,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
운데 학교구성원 모두 참여하는 교훈 변경에 대한 절차를 밟아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는 학교를 중심으로 교훈이 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성차별적이고
시대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교훈들에 대한 변경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도교육청 주순영 대변인은 “순종적 여성상, 국가를 위한 헌신 등 구시대적 교훈을 개정하고자하는 학교
구성원의 자발적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도교육청 차원의 지원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